여행, 좋아하시나요?

소설가인 김영하 작가를 혹시 아시나요? ‘알쓸신잡’에서 키가 크고 말투가 점잖던 아저씨, 그분이 김영하 작가입니다. 그가 최근 ‘여행의 이유’라는 여행 에세이집을 출간했는데요, 거기에는 다른 책을 재인용한 이런 글이 나옵니다.

고통은 수시로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되고, 그래서 그들은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그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다.
<여행의 이유, 64페이지>

그렇습니다. 지난한 하루살이와 초라한 삶의 흔적들은 내가 사는 공간, 내가 걷는 거리, 내가 하루를 보내는 일터에 먼지 더께처럼 내려앉습니다. 그 흔적들이 더는 지워질 것 같지 않아 징글징글할 때, 우리는 여행을 떠납니다. ‘슬픔을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난다’라는 것은 이렇게 ‘여행을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정확히 포착한 글귀인 듯 합니다.

그러고 보면 여행이란 건 참으로 묘합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견문과 시야가 넓어져서 콘텐츠가 풍부한 사람이 된다 합니다. 반면, 여행을 많이 다니면 돈을 모으지 못해 콘텐츠 많은 거지가 될 위험이 있습니다.

나이 들면 팔자 좋게 여행 다니는 게 꿈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호화 여행이라고 한들 여권을 잊지 않아야 하고 시차를 견뎌야 하는 것은 물론, 단기적 사오정 상태가 되니 자발적 불편함의 연속입니다.

여행의 의미, 여행의 기술, 여행의 로망, 여행의 기쁨, 여행의 품격, 여행의 심리학, 여행의 인문학, 여행의 목적, 여행의 속도, 여행의 순간, 여행의 재료들, 여행의 공간, 여행의 모양, 여행의 취향, 여행의 기록…여행을 이야기하는 책들이 서점엔 차고 넘치지만, 막상 여행에 정답은 없습니다.

모순투성이에, 돈도 많이 드는 ‘여행’이지만 여행을 앞둔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지는 감정이 있습니다. ‘설렘’입니다. 일상의 슬픔과 단 며칠만이라도 멀어지기로 결심했을 때 느껴지는 설렘이란 크으캬아흐으으… 상상 그 이상입니다.

5월엔 우리 모두 여행을 떠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칼럼 시리즈는 대개 기승전애드픽으로 작성되어 왔지만, ‘여행보다 설레는 애드픽’ 같은 홍보 문구는 오늘만큼은 고이 접어 두겠습니다. 대신, 아쉽게도 5월에 여행을 갈 수 없는 독자 분이 계시다면 5월 중 애드픽 간편광고 프로모션 사이트를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 하고 조심스레 제안해 봅니다.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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